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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ibbean Cruise/2006 Star Princess (Western)

'06 Star Princess (14) Day 5...불이 꺼진뒤...

by fairyhee 2011. 8. 18.

불이 다 꺼졌음에도 불구, 우리는 캐빈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각각의 캐빈이 안전한지 확인할 때까지는 모두가 muster station에서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Captain의 말에 의하면, Star Princess는 캐빈 120개가 타버리는 심각한 데미지를 입었으며,  Jamaica의 Montego Bay까지 전속력으로 배를 운항하여 닻을 내린 후,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120개의 캐빈이 연소됐다는 말에 크루즈가 캔슬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상황파악도 하지 못한채 세시간여를 더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었다.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몰려왔다. 잠이 쏟아졌다. Muster station은 찌는 듯이 더웠다. 아직도 에어컨 가동은 중단된 상태였다. Crew들은 승객신원 파악에 들어갔다. 캐빈 넘버가 불리운다. 근데, 순서대로 불리우는게 아닌 마구잡이식으로 불리운다. 나중에 알고보니 -.- 캐빈넘버 순이 아니라 승객 이름 알파벳 순이래나..@.@ 어쨌거나 A630이 불리우고 '우리 2명 살아있소'라 대답하고 소파에 구겨진채로 잠이 들었다. -.- 얼른 Montego Bay에 도착했으면 좋겠어.......

한잠 자고 일어나니 저 멀리 육지가 보인다. 드디어 Jamaica가 가까워졌다. 날도 많이 밝아졌다. 창가로 보니, Jamaica 해양경찰이 우리를 에스코트한다. 어..그리고 또 하나의 보트가 다가온다. 저건 뭐지? 알고보니, CNN에 Star Princess 불탄 사진을 팔아먹은 인간들이 바로 저넘들이었다. 빠르기도 하지..헐~ 이런 광경들을 보며 농담을 할 여유까지 생겼다. 그리고 -.- 드디어 배고픔을 느끼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crew들이 도넛과 머핀 등을 준비해 주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우선 이거라도 먹어둬야지. 맛이 없었지만, 싫은 내색없이 먹었다. 그랬더니, 내가 먹은게 맛있어 보였다 보다. ^^ 잠시후, 그 도넛을 집어 한입 베어물더니 웩~~ 하는 그..ㅋㅋ 참고로, 그가 못먹는 음식은 정말 먹을게 못되는 음식이다..ㅋㅋ

어쨌거나, 배는 Montego Bay에 닻을 내렸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바다가 아닌 육지 위에 닻을 내렸다. 어떻게 된건지 나도 모른다. 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물이 아닌 땅이더군.

이제 우리 캐빈으로 돌아가나 했다. 하지만, 캐빈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
Odd no.(홀수) 캐빈의 승객들은 캐빈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불이 난 Even no.(짝수) 캐빈의 승객들은 아직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아침 먹으며 기다리고 있으라더군. 쩝..방으로 못가게 하니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정말 홀라당 다 타버렸으면 어떻하지....어쨌거나,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 일단 아침부터 먹고 봐야지.

아침을 먹고 나서 혹시나 하고 우리 캐빈쪽으로 향했다.
어림도 없지. -.- Crew 두명이 지키고 있다. 아직은 안된다고 했다. 좀더 기다리라고. 그러면서 우리 캐빈넘버를 물어보길래 알로하 630이라고 했더니, 그러면 괜찮을 거라고 걱정 말라고 그런다. 500번대까지가 문제이지 600번대는 괜찮다는 거였다. 휴우...일단 다행이다. 어디가서 좀 쉬어야겠다.

계단으로 내려가다보니, 담요가 쌓여있다. 하나 빼어들고 다시 muster station으로 갔다. 긴소파에 자리잡고 담요를 뒤집어 쓰고 세상 모르게 잠이 들었다. 우리는 무사했고, 배도 육지에 닻을 내렸고, 아침도 먹었겠다 또한 우리 방은 괜찮을거란 얘기도 들었으니 편히 잘 수 있었던거 같다. ^^;

죽은 듯 자고 있다가 캡틴의 Even No. 캐빈의 승객들도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벌떡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안심은 하면서도 약간의 걱정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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