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 Hawaii/Oahu

'12 Oahu - 이름값 못하는 Hyatt Regency Waikiki Resort & Spa

by fairyhee 2012. 3. 28.



호텔로 돌아오니 우리가 나간 사이에 레스토랑 매니저로부터 선물(?)이 와 있었다.

치즈와 크래커, 말린 견과류 등......그리고 장문의 카드. 





사연은 이렇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다들 새벽같이 일어나 활동하는 하와이라서 호텔의 레스토랑은 새벽 6시에 문을 연다. 





6시가 되지도 않은 시각인데 일찌감치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다들 우리처럼 새벽부터 호텔문을 나서 하와이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별 특별한 음식은 없는 아주 평범한 아침 부페.

조금씩 메뉴가 바뀌긴 해도 스크램블, 베이컨, 소세지, 감자 정도는 그대로이다. 

대신 스팸 볶음밥이나 짝퉁 김치 볶음밥이 있고 

한 쪽에는 쌀밥과 미소, 각종 장아찌들과 김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밥과 미소가 있는 스탠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요거트 쪽은 완전 푸대접.

레스토랑 고객의 90%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아침식사로 밥과 미소, 장아찌를 먹는다.

맛도 나쁘지 않다. 아주 제대로 만들어놓은 미소숲이다.





그리고 파인애플, 파파야, 그리고 구아바까지 상상 이상으로 달고 맛있었던 과일들.

접시 가득 파파야를 담아 먹을 정도로 과일들의 당도는 월등했다.


그럼 문제가 뭐냐...(아직까지도 이때 생각만 하면 심장이 뛴다)

사실 와이키키 하얏트의 서비스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아주 허접하다. 보스턴 갈때마다 so so를 연발했던 캠브리지의 하얏트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캠브리지 하얏트는 시설이 낡았을 뿐이지 호텔 직원들과 접하며 기분이 불쾌했던 적은 없었다. 차별받은 기억도 없다.



두번째 아침부페에 갔던 날.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안내받아 앉게된 자리. 

서버가 와야 음료를 주문하고 음식을 가지러 갈텐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리셉션리스트한테 들은 서버의 이름, 누군지 짐작이 되고 뻔히 보이고 가만히 서있으면서 우리 테이블에 오질 않네. 결국 기다리다 지쳐 음식 먼저 가지러 갔다. 돌아오니 이미 커피가 담아져있다. 

1. 내가 커피 마실지, 물달랄지, 티 마시고 싶을지 모르면서 왠 커피???

2. 사람도 없는데 커피 가져다 놓는거는 무슨 매너? 미지근 뜨뜻한 식은 커피 누가 마시고 싶을까???

거기까지는 좀 기분 나빠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잠시 후 옆자리에 앉은 Caucasian (백인) 커플. 

드디어 바람같이 우리의 서버가 나타났다. 얼굴에 미소 만발, 헬로우, 하와유 를 연발하면서 뭐 마실래 커피? 티? 물도 가져다 줄까??? 이러면서 엄청 친절한척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그리곤 무표정한 얼굴로 내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돌아서더니 - 난 나한테 뭐 필요한거 없니 라고 물어볼 줄 알았다 - 우리 테이블에 있던 꽃 모가지를 댕강 하고 꺾어버린다. 그리곤 한 10초 정도 고개를 갸웃갸웃 하더니 쌩~하고 사라져버림. 나 투명인간 취급 받은거야?

조금있다 음식을 들고 나타난 현석에게 본 사실을 얘기했더니 내가 예민한게 아니냐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래. 참자..나하만 참음 되는데 뭐. 나도 아침부터 기분 상하기 싫다구. 


다시 옆 테이블에 나타난 서버. 

어쩜 그리 자주 나타나는지, 음식은 어떠냐 커피 더 가져다 줄까, 뭐 더 필요한건 없니........

우리한텐 커피 한잔조차 지맘대로 가져다놓고 사라진채 다신 나타나지 않았으면서.

와....옆에서 보고 있는데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뭐 저런 싸.가.지. 인간이 다 있는지 첨엔 나보고 예민하다던 현석 머리에서 조금씩 스팀이 올라오는게 보인다. ㅋㅋ 

게다가 나중에 나타나 완전 안면몰수하고 한마디 말도 없이 빈 접시만 싹 가져가는데 이유가 뭐진 몰라도 우리를 무시하는 그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대체 우리가 내 돈 내고 왜 이런 대접을 받으며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더란 말이지. 


그리고 주변을 관찰해보니, 그 서버가 담당하고 있는 테이블에 마침 다른 한국인 커플이 들어왔는데 우리한테 한 짓과 별반 다르지가 않더라는 거였다. 커피 한잔 가져다주고 끝. 그 사이사이 백인 커플한테는 간에 쓸개까지 빼줄 정도로 잘하더구만. 테이블이 먼 것도 아니고 우리 - 백인커플 - 한국커플 이렇게 일자로 놓였는데 가운데 테이블만 모서리 닳도록 드나들 수가 있는건지. 그 서버의 다른 테이블을 봐도 동양인이 앉아있는 곳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게 보였다. 우리 경우 아주 심한 케이스였던거고.



글로 옮기니 그 황당하고 열받는 상황이 제대로 표현이 안되는데,

이건 그 자리에 앉아있으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는 걸 몸소 체험케하는 매우 모욕적이고 불쾌한 일이었다.

어떻게 이걸 컴플레인 하는 사람이 없을까. 

아마 대부분의 동양인 관광객들은 미국본토가 아닌 일본이나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라 정서가 달라 이런 대놓고 하는 비정상적인 서버의 행동을 잘 못느끼거나 느끼더라도 컴플레인 할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영어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또한 호텔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보다 밖에서 여행하는 목적이 더 크기도 할테고.

또한 호텔직원들은 소리없는 고객들에게 익숙해진건지 서비스를 할줄 모르는건지 아님 그걸 믿고 악용하는건지. 

한마디로 주요 고객층이 동양인들인데 잘 안해줘도 별 불만 없으니 돈만 쓰고 가라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


어쨌거나 조용히 즐건 여행을 하고 싶던 우리는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 

체크인 할때부터 삐걱거렸고 담날까지도 해결안된 문제들이 많아 심사가 불편하던 차에 레스토랑에서 백인한테만 살살거리는 동양인 서버한테 인종차별적인 무시까지 당했으니 그 맛있는 파인애플 먹다가 체할 판.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하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난 매니저, 호텔 직원과 레스토랑 서버의 90% 이상이 일본인인 이곳의 매니저는 금발머리의 백인이었다. 그녀를 보는 순간 어이없음과 실소를 참으며 우리가 보고 당하고 느낀 점들을 얘기했다.  엄청 바쁜 레스토랑임은 이해하고 감안하지만 공장의 어셈블리 라인에 들어간거 같은 호텔스탠다드에 전혀 못미치는 서비스가 유감이고 동양인과 비동양인에 대한 서비스 차별을 하는 서버들에게 유감이다....라고.


그녀....할말 없지 -.-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 

계속 사과하면서 꼭 시정하겠다고. 또한 자기가 우리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은데 말해달라는걸 더이상 이 호텔 때문에 기분나쁜 여행되지 않았음 좋겠다고 하고 나와버렸다. 뭔가 필요한걸 말하라고 할때 말하면 컴플레인의 목적이 상실되고 공짜 바라는 손님 같아서 정말 싫다. 


그랬더니 어떻게 울 이름하고 방을 찾았는지 첫 사진과 같은 트릿과 사과 카드를 보낸거지.

아침에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그런지 별로 달갑지 않더라는. 






2층 호텔 로비에서 바라본 모습. 

1층에서 차를 발렛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올라와 체크인을 해야 하는 게 무척 번거롭다.  





와이키키 하얏트의 가장 큰 장점은 길건너 바로 와이키키 비치가 있다는 점이다.

위치 외에는 전혀 리조트 & 스파 라는 이름에 걸맞지 못하다. 한마디로 전혀 Welcoming 하지 못한 호텔이다.





우리가 이 호텔을 이용하는 이유는 플래티늄 멤버로서의 서비스를 기대해서인데 전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플래티늄 멤버 라인에 줄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확인도 안하고 일반 멤버 라인에 줄서라는 얘기도 듣고 -.- 

이 역시 열받았던게 울 앞과 뒤의 Caucasian 들에게는 묻지도 않더군. 





레노베이션이 필요한 호텔이지만 그것보다 우선 직원들 마인드부터 레노베잇을 해야 할거 같다.

미국 국적을 가진 일본인 직원들의 동양인들에 대한 태도부터 바꾸시길~ 또한 얼굴 좀 보고 대화하는 법을 배우시길~ 그건 호텔리어들의 기본 아닐까.





또한 문제 해결 능력도 없고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는 매니저 포함 프론트 데스크 직원들.

대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뭔지는 아는건지.

아...이 얘기는 레스토랑 얘기보다 더 길어 쓰기도 싫다 -.- 여행후기 쓰다 스트레스 받긴 또 첨이네.





Hyatt Regency Waikiki Resort & Spa 는 전혀 환영분위기가 아니고 직원들 서비스도 하얏트 스탠다드에 못 미친다. 건물도 낡아 전체적으로 업데잇이 필요하지만 지리적으로 훌륭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아침에 미소숲과 밥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겐 괜찮은 호텔이다. 


뭐 이 정도가 이 호텔에 대한 나의 리뷰일듯. 

그래도 오아후는 좋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