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에 수확한 가지.
올해 가드닝은 유난히 사연이 많다.
철딱서니 없는 청설모들 때문에 모종들은 뿌리를 제대로 내릴 틈도 없이 몸살을 앓았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아기 그라운드호그들은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며 호박잎을 먹느라 정신없었고
결국 줄타는 곡예 끝에 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텃밭 안으로 떨어져 ㅡ.ㅡ
텃밭이 초토화되기 일보직전까지 갔었다.
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진 뒤에도 호박잎은 아작이 나고 마구 꺾어졌다.
잘 자라던 토마토는 두동강을 내버렸으며 겨우 자리잡고 자라는 가지잎들까지 먹어버렸다.
그놈이 막상 텃밭 밖으로 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구를 찾아 헤맬 즈음
집 안에서 텃밭을 바라보던 나는 그놈을 발견했다.
저녁 때는 모기들이 많아서 거의 나가지 않는 텃밭을
머리속이 하얘진 채로 무작정 뛰어나갔고
그놈은 텃밭 안에서 도망을 다니고 나는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쫓아다니며 혼쭐을 내주었다.
발견을 못했으면 완전 올해 텃밭은 끝났을 듯.
그 와중에 퇴근한 남편은 혼비백산이 되어 사라진 나를 찾고 있었다는 ㅎㅎ
앙상하게 줄기만 남은 호박.
다행히 두 그루 정도는 살아남았지만 너무 속상했다.
일찌감치 줄을 타고 뻗어나가던 호박은 살아남았지만
그 이후 다시 자리를 잡느라 호박이 매달리지 않고 있다 ㅜ.ㅜ
아삭이 고추를 심었는데 올해 고추는 유난히 매워 먹을때마다 긴장하는 중.
잘 자라는 것에 비해 고추가 많이 매달리지 않아 속상하다.
다 먹어치우기 전에 발견해 다행이었던 가지.
그날 이후 혼쭐난게 주변에 소문이 났는지 백야드에 동물들 출현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이젠 또 땅 파서 펜스 안으로 들어가는 놈들이 생겨 골치가 아프다.
게다가 갑작스레 선선해진 날씨로 식물들의 성장도 많이 더뎌졌다.
올해 텃밭이 이렇게 끝나버린다면 많이 아쉬울거 같은데.
오랜만에 알록달록한 텃밭 수확 사진이다.
'* Everyday in NY, NJ, CT'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 Smorgasbar @ Jersey City (0) | 2023.09.06 |
---|---|
'23 Yankee Stadium (vs Nationals) (0) | 2023.08.31 |
'23 Tin Building by Jean-Georges @ South Street Seaport (0) | 2023.08.18 |
'23 South Street Seaport (0) | 2023.08.18 |
'23 여름 가드닝 (수확) (0) | 2023.08.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