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ibbean Cruise/2010 Ruby Princess (Eastern)

'10 Ruby Princess (6) Day 2 - Princess Cays가 뭐지?

fairyhee 2011. 9. 2. 04:25

Eastern Caribbean cruise의 첫번째 목적지는 Princess Cays, Bahamas였다.
예전 로얄캐러비안의 Labadee, Haiti 처럼 바하마의 섬 하나를 프린세스 크루즈를 통해서만 가볼 수 있는 곳.

대략 오전 9시쯤 도착 예정이었는데 아침 7시부터 캡틴의 목소리가 들렸다.
배 위에서 캡틴의 방송이 예정된 것 이외에 들리는건 별로 좋은 징조가 아니다. 뭔얘긴가 했더니, 바다가 너무 거칠어서 Princess Cays까지 갈 작은 보트를 안전상의 이유로 띄울 수가 없단거였다. -.- 그러니 다음 목적지인 St. Maarten까지 그냥 쭈~욱 가게된거지.

예전 Star princess 때는 중간에 돌아오는 바람에 마지막 목적지인 Princess Cays를 볼 수 없었는데, 이번 Ruby princess에서는 첫번째 행선지면서도 날씨 때문에 못갔으니 이래저래 Princess Cays와 우리와는 인연이 없는 듯 -.- 언제쯤 가볼라나~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썩 좋진 않다. 태풍 시즌이 아닌데 남쪽나라가 이렇게 우중충한 하늘을 하고 있다니. 잔잔해야 할 파도도 거칠어서 큰 배가 이리저리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이다.

어쨌거나 아침 먹으로 15층 Horizon Court로 직행.
갑작스레 일정이 변경된 탓인지 아침 부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음식을 담아들고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 우리는 흘러흘러 배의 맨 뒷쪽인 Cafe Caribe까지 흘러가서야 앉을 수가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 
배 흔들림에 은근히 민감한 나 + 큰배가 흔들릴 정도의 파도 + 흔들림이 가장 심한 배 뒷쪽 + 그 와중에 먹는 아침 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흠..의사한테 처방받아온 멀미약을 붙여야 할까....



속이 썩 편하진 않지만 예정에 없이 바다에 이틀 연속으로 떠있어야 하는 상태이니 뭘 하며 지낼까 생각하다가 5층의 Internationl cafe에서 아무리 마셔도 그대로인 사발 카푸치노를 주문.

첫날 $24 + 15% tip을 주고 구입한 Coffee card Package는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라떼, 프라프치노 등등을 15번 마실 수 있다. 거기에 이 패키지를 가지고 있으면 유기농 녹차, 홍처 그리고 즉석에서 내린 신선한 커피는 무제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생각해볼만한 딜이다.



마침 까페 코너 창가 자리가 있길래 자리 잡고.
어차피 암생각없이 쉬려고 한 여행이니 집에서 챙겨온 소설책을 펴들었다.



갈수록 심해지는 파도.
큰 배이기 때문에 심하게 흔들리진 않는다해도 평소 잔잔하던 바다의 상태보단 흔들림이 크기 때문에 배멀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참으로 고통스런 시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와서 처방받은 멀미약을 귀밑에 붙였다.
멀미약이 효과가 나려면 4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효과가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아....괴로워.......



방에서 오붓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독서 중.....이라지만 참 어지러웠다.

매일 방으로 배달되는 PrincessPatter에 의하면 오후에 Despicable Me가 Movies Under Stars에서 상영한다길래 가보고 싶었지만 배멀미에 의해 전~혀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으니...어째 시작부터 뭔가 뒤틀린 느낌. 결국 나는 오후 내내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만 했다. ㅠ.ㅠ


멀미약이 효과가 나는 듯한 순간 좀 살만 했는데 그 다음 순간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목이 살짝 부은 듯하고 깔깔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설마하고 멀미약 설명서를 보니 아주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부작용이라네 에라이.......예전에 한국에서 공수한 귀미테는 괜찮았는데 성분이 다른건가? 결국 멀미약의 부작용과 싸우느니 배멀미와 부딪치는게 낫겠다 싶어 멀미약을 떼어버렸다.


그날 저녁은 방에서 물만 마시며 보냈다. -.-
분명 체한게 아닌데 속이 꽉 막힌 듯한 더부룩함. 배고프지도 않아 부페에서 가져온 과일들로 대충 저녁을 때웠다. 나 때문에 홀로 저녁을 먹으러 간 울 남편한테 엄청 미안하구. (나랑 같이 굶었음 칭찬 전화 받지 않았을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