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여름 가드닝 (감동의 애호박)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모종을 사러가지 못해 100% 씨앗 뿌리기에서 시작된 올해 텃밭.
텃밭의 야채들은 서리맞고 우박 맞으며 우여곡절을 겪고 잎 한장 꽃 한송이에 희일비했던 시간들.
그동안 잎채소는 꾸준히 수확해 잘 먹고 있지만
내가 그토록 기다리는 호박은 꽃이 핀 후 그냥 떨어져버리는 모습에 마음이 참 아팠더랬다.
어느 순간부터
날 슬프게 하던 호박이 열매를 맺고 하루이틀 사이 부쩍 커가는 모습을 보는건 기쁨 그 자체 ^^
그동안 울 집에서 애호박 농사는 풋호박에 비해 부실했던지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매끈한 자태의 애호박에 기분이 좋아졌다 ㅋㅋ
애호박 1호.
격하게 환영한다. 맛있게 먹어줄께.
호박보다 나를 더 슬프게 했던 고추도 뒤늦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망했다고 생각했던 작물이 뒤늦게나마 튼튼하게 자라주니 너무 고맙다 ㅋㅋ
꽈리고추 같이 생겼다.
풋고추 씨앗을 구하지 못해 대신 Pepperoncini (Tuscan Pepper, Gold Greek Pepper) 를 키웠는데
늘 키워먹던 풋고추가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파스타 먹을때 찰떡 궁합인 피클에 사용되는 고추라서 많이 열리기만 했음 좋겠다.
맵지만 않으면 얘도 쌈장에 찍어먹을 수 있을듯.
애초부터 걱정이라곤 하지 않았던 토마토도 더디지만 천천히 익어가고 있다.
지지대를 세워줘도 무게 때문에 자꾸 한쪽으로 쓰러지고 있다.
내년엔 제대로 된 토마토 지지대를 구해서 세워줘야지. 농사는 장.비.빨. 이다.
올해 우리집 텃밭 토마토 1호가 될 예정.
(분명 방울토마토 씨앗을 구입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ㅎㅎ)
올해는 터지기 전에 얼른 가서 수확해와야지.
덱의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피클 오이.
서리맞아 죽고 다시 싹 틔워 심고 자라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필요도 없는 수꽃들만 죄다 피는 바람에 (한 열흘 동안 피는 수십개의 꽃이 다 수꽃이었음 ㅡ.ㅡ)
좌절 그 자체였었는데 다행히 암꽃들이 피기 시작해 오이가 매달렸다.
드디어 2020년 호박, 오이, 고추를 수확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