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라나다에서 코르도바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2박 3일째.
그라나다를 떠나는 날에도 여전히 날씨는 맑음이다.
머무는 동안 맘에 들었던 NH Collection Granada Victoria.
체크아웃 전 호텔 건너편의 던킨도넛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커피와 햄앤치즈 베이글(베이글 종류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렌지 쥬스였는데
스페인에 와서 제일 잘먹은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ㅋㅋ
체크 아웃 후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시내로 나왔다.
아침이라 사람도 차도 별로없어 운전하기 수월했다.
그라나다를 떠나 코르도바로 가는 길.
GPS 가 올때와는 다른 길을 보여줘서 또 다른 지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올리브 나무들로 가득했지만
올때가 가족단위의 소규모 올리브 농가 같았다면 돌아가는 길은 올리브 대농장 같은 풍경이었다.
두시간 여의 운전 끝에 코르도바에 도착했다.
기차 시간까지 많이 남아서 메스키타를 보고 싶어 주차장을 찾아 코르도바 시내를 뱅글뱅글 도는 중.
하지만 이미 주변 주차장들은 꽉 찼고 조금 벗어난 주차장까지도 빈 자리가 없었다.
핫한 관광지에 갑자기 가려고 했으니 대성당 메스키타를 보지 못한건 당연한 결과.
그냥 버스터미널 주차장에 주차해놓고 택시타고 메스키타까지 가자니까 ㅡ.ㅡ
와이프 말 들어서 손해볼거 없다는거 알면서 꼭 이럴테만 고집을 부리는 이유가 참으로 궁금해.
아쉽지만 메스키타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차를 반납하기 위해 렌탈카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차량을 도난 당해도 문제없을만큼 풀커버리지 보험을 들어놓은 덕분에 맘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몸으로 직접 겪고 힘들게 깨지고 나니 느낀 점은
하루만에 미국에서 비행기타고 마드리드를 거쳐 그라나다에 가는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겼으니
정신나간 미친 짓을 한거나 다름없다.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짠 계획이라 완전 용감했던거지. ㅋㅋ
차라리 마드리드에서 코르도바로 이동해 그날 하루 쉬고 (마드리드에 머무르기 싫어서)
다음날 그라다나로 이동하는게 훨씬 덜 피곤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으면 코르도바에서 하루 쉬면서 메스키타를 보는 계획을 미리 세웠을텐데.
코르도바 기차역에서 바르셀로나 행 기차를 기다리며.
기다림도 기다림이지만 여행 시작한 순간부터 제대로 먹질 못하니 정말 괴로운 시간들이었다.
(심지어는 비행기도 이제껏 겪어본 기내식 중 최악이었음)
작년에 렌페 이용이 수월해서 은근히 기차여행을 기대했었는데
이번엔 코르도바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가는 렌페 기차 티켓 구매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정말 그지같은 렌페 사이트.. 결국 나중엔 트레인 라인에서 수수료를 주고 티켓을 겨우 구입했다.
기차 오길 기다리며.
조금 늦게 도착한 바르셀로나 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 오르고 보니 얼레...분명 구입할때 가는 방향으로 앉는 좌석을 골랐는데
거꾸로 그것도 다른 사람과 마주보는 자리이다. (거꾸로 가는 좌석 어지러운데 ㅡ.ㅡ)
시간도 4시간 이상 걸리고 정차역도 많은데 어찌 버틸지 한심혀.
작년 세비야에서 마드리드 갈때 기차는 정말 좋았었는데 잉...
저녁시간인데 식빵 토스토해서 파는 식당칸도 그저그렇고..아고 힘드네.
심란할땐 자는게 최고 ㅋㅋ 그냥 눈을 감고 자버렸다.
꾸벅꾸벅 졸다보니 중간쯤 지나 앞에 앉았던 사람들이 내렸다.
다시 탈 사람이 없을거 같아 그쪽으로 자리를 옮겼더니 훨씬 편안했다.
제대로 앉고나니 바깥 경치도 눈에 들어오고.
거의 한시간을 늦게 출발한 기차였는데 역시 고속 열차라 속도를 엄청나게 내기 시작한다.
늦을거라 걱정했는데 마구마구 달려준 덕분에 기차는 거의 제시간에 바르셀로나 역에 도착했다.
호텔 체크인 후 미리 검색해둔 Little Corea 에서 저녁식사.
와인에 비빔밥과
많이 하얀 된장찌개.
작년에도 스페인이 음식이 별로 안맞았었는데
이번에 그라나다에서도 별로여서 완전 아사 일보직전이라 최후의 수단으로 한식집엘 갔다.
된장찌개보다 비빔밥이 나았고 김밥도 나름 괜찮았다.
이제 바르셀로나에 왔으니 음식 걱정은 좀 덜 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