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그라나다 Alhambra 알함브라 투어
스페인 여행에서 Alhambra 알함브라 가 있는 그라나다를 빼면 아쉽지.
티켓 구하기가 어려워 여행 출발 한달 전쯤 투어를 예약을 했다.
작년 유로바이크에서는 해외 거주자는 담당자와 전화연락해서 해결해야 하는게 번거로와서(카드도 안받고)
그냥 여행사이트인 Viator 를 통해 가이드 투어 신청을 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카드결재까지 완료)
알함브라는 크게 알카사바 (Alcazaba), 나사리 궁 (Palacios Nazaries), 카를로스 5세 궁 (Palacio Carlos V), 헤네랄리페 (Generalife) 로 이루어져 있는데 규모가 커서 동선을 잘 짜는게 매우 중요하다.
투어 가이드와 함께 알함브라 투어가 시작되었다.
영어 가이드 투어를 예약했는데 가이드 한명이 영어로 설명한 뒤 스패니쉬로 설명을 하는
영어/스패니쉬 가이드 투어였다.
이베리아 반도에 정착했던 무어인들이 그라나다에 지은 궁전인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 이라는 뜻이다.
이베리아 반도의 마지막 남은 이슬람 세력인 나사리(나스르) 왕국은 이베리아 반도 내의 카톨릭 왕국들이 협정을 맺으면서 더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결국 나사리 왕조의 마지막 왕이 알함브라를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2세에게 넘기고 그라나다를 떠나게 된다.
집합 장소에서 헤네랄리페로 들어가지 않고 내리막길을 죽 걸어내려와 정의의 문(심판의 문) 앞에 섰다.
알함브라 궁전의 출구로 사용되는 정의의 문은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도 나온 곳이다.
이슬람의 선지자 마호메트의 딸인 파티마의 손이 있고
파티마의 손과 닿으면 알함브라 궁전이 무너지고 세상이 무너질거라는 천국의 열쇠.
어떠한 공격에도 절대 성이 무너지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정의의 문 내부 천국의 열쇠 위에는 아기예수를 안고있는 성모마리아 상이 보이고
시작부터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정의의 문을 통과해 알카사바로 가는 길 옆의 성벽.
아래층의 붉은 벽은 이슬람 시절 지어진 벽이고 왼쪽의 가지런히 세워진 벽은 복원한 것이며 위쪽은 무덤의 비석을 뽑아 만든 것이라 한다.
알카사바 는 궁을 지키고 방어하기 위한 요새로 알함브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병사들이 거주했던 터만 남아있고
제일 높은 벨라의 탑이 보인다.
드라마에서 퀘스트를 하기 위해 들어가던 던전은 지하감옥이 아니고 식량창고라 한다.
계단이 있는 식량 창고 옆에 사각형의 진짜 감옥이 있다.
감옥은 계단도 없고 물은 빗물로 해결해야 했으며 죽어서야 나올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벨라의 탑 아래쪽의 전망좋은 곳으로 이동한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
집시들이 사는 사크로몬테 Sacromonte 지구.
그라나다 구 시가지인 알바이신 Albaicin 지구.
알함브라를 볼 수 있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가 있고 렌즈를 땡겨보면 관광객들이 몰려있음이 보인다.
그라나다 시내와 그라나다 대성당과 왕실예배당.
시간이 별로 없으면 그라나다 대성당만 보라는 가이드의 팁.
나중에 들러볼 알바이신을 배경으로.
경치를 본 뒤 벨라의 탑에 올라간 사람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가이드 왈 방금 전 본 경치나 벨라의 탑에서 보는 경치나 거의 같은데도 꼭 올라들 간다고.
나도 에너지 세이브할 필요만 없다면 올라갔을텐데.
알카사바를 본 뒤 나사리 궁전에 입장시간에 맞춰 들어간다.
우리 티켓은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야옹~알함브라 내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곳곳에 고양이 사료까지 있어 아주 팔자 좋으신 분들.
나사리 궁은 왕이 거주하던 곳으로 여러개의 작은 궁으로 이루어져있다.
나사리 궁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입장권을 스캔했다.
랜덤으로 여권과 입장권의 이름을 확인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니 입장권을 분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알함브라 곳곳에 오렌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오렌지 나무들이 많은데
이곳의 오렌지는 쓰니 먹을 생각 말라는 가이드(사진)의 충고도 있었다.
시작은 왕이 집무를 보던 메수아르 궁 부터.
이슬람 문화가 가득한 공간에 지어진 카톨릭 예배당에 묘한 이질감을 느낀 곳이다.
우상숭배가 금지되어 있어 사람이나 동물의 직접적 묘사를 금지하는 이슬람 문화로 인해
기하학적인 무늬와 글자를 사용하는 아라베스크 양식이 사용되었다.
'알라만이 완벽하다' 또는 '알라만이 영원하다' 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쓰여지고 있다.
황금의 중정.
양쪽 문 사이에 왕좌가 있었다고 하고 오른쪽 문은 닫혀있다.
출입구 주변은 타일이고 가장자리는 코난의 유명한 구절을 인용해 새겨넣었다.
헤네랄리페 가기 전 말도없이 사라져 모든 이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했던 세 사람이 여기있네.
기껏 투어해놓고 들은 내용들은 일주일만에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보내버렸다 ^^;;
황금의 중정을 거쳐 나사리 궁의 중앙에 있는 코마레스 궁으로 들어왔다.
뒤에 보이는 카를로스 5세 궁 때문에 대칭이어야 할 구조가 짬뽕이 되서 망했어요..
아라야네스 중정(안뜰)의 연못에 비친 코마레스탑.
코마레스 궁은 연못을 중심으로 건물들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중앙에서 못찍어 아쉽지만 날씨가 좋아 다행이었다.
좋은 위치에서 사진 찍기가 너무 치열해..
나사리 왕국의 상징이 꼼꼼하게 새겨져있다.
여러나라에서 온 사절들의 알현 등 행사가 있던 정사각형의 대사의 방 의 목빠지는 천정.
알라를 찬양하는 문자들과 술탄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높이 28미터인 천정은 8000여개의 삼나무 조각들로 태양과 별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오리지널 바닥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펜스를 설치해 놓았다.
이곳 대사의 방에서 나사리 왕조의 마지막 왕이
스페인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에게 그라나다를 넘기는 조약을 맺게된다.
지금까지도 색바램없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타일.
그 시절 고가였던 푸름 염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정교한 아라베스크 문양의 플라스터와 타일.
이제까지 실컷 플라스터(plaster) 벽에 대해 설명하고 나가는 가이드에게 누군가 질문을 했다.
이 수많은 돌들을 어디서 어떻게 조달했어?
어이없는 가이드....돌이 아니라 이제까지 플라스터라고 설명했는데....
플라스터가 뭔데?
황당한 가이드....플라스터가 플라스터인데......
실제 벽을 만지는 것은 금지되어 있고 대신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마련된 샘플 플라스터 (plaster) 가 있다.
아라야네스 안뜰을 나와 사자의 궁으로 가기 전 잽싸게.
알함브라 나사리 궁의 하일라이트 사자의 궁으로 들어간다.
사자의 궁은 술탄의 처소로서 술탄의 왕비나 후궁들이 머물던 곳이라
당연히 술탄 이외의 남자들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사자의 궁은 124개의 대리석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고
사자의 샘에서 나오는 물은 네방향에 있는 건물들과 수로로 연결되어 있고 네개의 생명의 강을 의미한다.
근데 사람들에 가려 12마리의 사자상이 보이질 않네.
인생샷 건지려는건 이해하는데 사진 한장 찍는데 너무 오래 걸리는 건 이해가 잘...
사진 찍는 걸 포기하고 아벤세라헤스 방에 들어갔다 나오니 다들 이동했는지 사자의 궁이 조용해졌다. ㅋㅋ
사자의 궁 정원 한가운데 12마리 사자상이 있다.
사자의 입에서 물줄기가 나오는 모양이 마치 침흘리는거 같은...
한가해졌으니 우리도 한장.
사자의 궁 남쪽에 있는 수많은 종유석 모양의 장식(모카라베)으로 꾸며져있는 아벤세라헤스 방.
알함브라 투어를 하면서 스토리와 맞물려 가장 인상깊었던 곳 중의 하나이다.
고개가 아프도록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고 그저 멋지다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는 이곳에서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남자 36명이 술탄에 의해 참살 당했다는게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알함브라 내의 호텔인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근처에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집터가 남아있다.
그라나다의 영향력있는 가문인 아벤세라헤스의 젊은이가 술탄의 후궁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설과
가문이 역모를 꾸몄다는 의심을 받아서라는 설이 있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고.
아벤세라헤스 방을 나와 왕들의 방으로 들어왔다.
왕들의 방 천정에 장식된 그림.
열 사람 모두 높은 신분을 뜻하는 검을 지니고 있고 나사리 왕조의 술탄이거나 최고법원의 판사들이어서
왕들의 방이란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직접 묘사를 금지하는 이슬람 문화에서 보기 드문 그림들이다.
두 자매의 방.
아벤세라헤스 방처럼 천정이 종유석 모양의 모카라베 양식으로 되어 있다.
아우...뒷목잡고 봐야지 안그럼 목부러지겠다.
두 자매의 방과 연결된 린다하라 전망대.
아래벽은 그림 타일로 장식해놓았고 위쪽은 아라베스크 문양과 아치는 모카라베 양식으로 되어 있다.
천정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햇살을 받아 벽에 비치고 있다.
린다하라 안뜰을 지나 나사리 궁을 나오고 있다.
파르탈 정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파르탈 정원에서 보이는 산타마리아 교회.
나사리 궁을 나와 파르탈 궁을 거쳐 까를로스 5세 궁 앞에 도착했다.
이 근처에서 15분 휴식하면서 각자 들어가서 보고 오라한다.
잉? 이럴거면 바로 헤네랄리페로 갈 것이지 왜 이리로 온건데?
까를로스 5세 궁은 화려한 이슬람 양식의 알함브라 궁전에 카톨릭교들이 세운 르네상스 양식 건물로
까를로스 5세 궁만 놓고 보면 르네상스 스타일을 살린 멋진 건물이지만 알함브라 내에서는
왜 지었나 싶을 정도로 알함브라와 부조화를 이루는 건물로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긴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도 이 양반이 건드렸지.
그래도 나폴레옹처럼 알함브라를 폭파시키려고 하진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인지도.
밖에서 보면 사각형의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천정이 뚫려있는 원형의 음악당이다.
가운데의 원 안에서 소리를 내면 소리가 증폭되어 들린다고 한다. 물론 소리 내면 혼나지만.
꽃할배에서 신구할배가 여기서 소리쳤지.
2층까지 올라가보고 싶었으나 체력방전 관계로.
까를로스 5세 궁 앞의 꽃밭. 4월 말은 스페인을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15분 뒤 집합 시간이 되었지만 사람들이 다 모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결국 나타나지 않은 세사람은 포기하고 마지막 투어코스인 헤네랄리페로 걸어간다.
(투어 예정시간이 지나버려서 사람들이 지쳐가는 중)
여름 별궁 헤네랄리페로 가는 중.
까를로스 5세 궁을 돌아 다시 파르탈 궁 쪽으로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중이다.
동선을 이렇게 짜니 이동해야 할 거리가 늘어나지.
전날 장기간의 비행 + 기차 + 차 에 지친 몸이 너무 힘들다.
시작한 투어이니 끝을 내야겠지만 지치기 시작하니 사진이고 뭐고 주저앉아 쉬었음 좋겠다.
헤네랄리페 는 왕의 여름 별궁으로 물을 주제로 한 정원이다.
헤네랄리페를 들어갈때도 입장권을 체크한다.
헤네랄리페 하면 떠오르는 수로 라는 뜻의 아키세아 중정(안뜰).
정원 가운데에 50미터의 수로를 만들고 수로 좌우에 24개의 분수를 만들어 물이 솟아나오고 있다.
물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작곡했다는 프란시스코 타레가의 기타연주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떠오른다.
약이나 식재료로 쓸 수 있는 식물들로만 심었다고 한다.
당분간 다시 찾을 일은 없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람들 많지 않을때 찾아 여유로움을 느껴보고 싶다.
그외 헤네랄리페에서 보고 들은 것들은 많았으나
카메라 붙들고 사진 찍을 힘 아껴서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내 머릿속 혹은 마음속에 저장하는데 썼다. ^^;;
주구장창 걸어서 네시간짜리 투어는 투머치인듯. 아이고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