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3월의 Nor'easter
동북부 지역의 폭풍인 Nor'easter 가 왔던 3월 2일은 적당한(?) 양의 눈이 오는 대신 바람이 심했다.
우리는 괜찮았지만 정전이 된 곳이 많았다.
그 후 3월 7일 복구가 미처 다 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두번째 Nor'easter 가 왔다.
많은 학교와 회사들이 문을 닫았지만 아침에는 비가 와서 그냥 이렇게 쉽게 지나가나 싶었더니
오후부터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곱게 지나가면 섭하지 ㅋㅋ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 사람이 걱정되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문제는 회사 근처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는지라 울 동네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더라는.
아...뉴저지도 은근 넓다니까.
정작 집에 들어와서 얼굴을 보여줬음 좋겠는 사람은 안오는 와중에
땅콩사랑이 식지않은 놈은 눈보라가 잠시 소강상태일때 다녀갔고.
이번 눈은 바람에 의해 옆으로 내렸으며 축축하고 무거워서 표면에 닿는대로 떨어지지 않고 붙어버렸다.
덕분에 하얗게 눈꽃이 핀 설경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눈오는 날의 좋은 점의 하나랄까.
그나저나 눈이 이렇게 무거우면 정전될 확률이 높은데.
오후 4시 30분부터 버스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다행히 오후 2시에 나온 사람은 눈보라를 뚫고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채 무사히 집에 들어왔다.
버스 탈때만 해도 눈이 없었는데 집근처에 오니 눈천지라 놀랐다고 한다.
오후부터 내리던 눈은 천지분간을 할 수 없을만큼 엄청난 양이 짧은 시간동안 쏟아졌다.
대충 눈이 그친 시간 밤 10시에 눈을 치우기 위해 나왔다.
아이고 차 위에 매트리스 올라가 있는 걸 보니 족히 10인치는 왔겠구만.
Snow Blower를 사용해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눈이 무거워서 자꾸 뭉치는 바람에 용량이 작은 우리 제설기로는 만만치가 않다.
제설기라기 보다 눈덩어리 뭉치는 기계가 되어버린듯 ㅋㅋ
그래도 삽으로 치우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니까.
그나저나 두개였던 눈치우는 삽이 하나가 망가져서 하나밖에 안남았는데
또다시 세번째 Nor'easter 가 올 예정이라는데 하나남은거마저 잘못되면 큰일인데.
눈이 무거워서 오랜만에 힘들게 눈을 치웠다.
다음날 해가 난다니 드라이브웨이에 남은 눈이 녹길 바라며. (아구구 허리야...)
잘 뭉치는 눈이라 맘같아선 딱 눈사람 만들었음 좋겠었지만 ㅋㅋ 눈치우느라 바닥난 체력이라 포기.
그래도 눈치우면서 축구공 사이즈만한 건 몇개 만들어 놀았다. ^^;;
이렇게 눈 내린 것도 오랜만이네.
나무에 눈꽃이 피는 것도 참 오랜만이고.
눈꽃보는 건 좋은데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이미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널브러진 나무도 있고.
집앞 인도를 치워놓긴 했는데 이웃들도 과연 인도를 만들어놓을지. ㅋㅋ
당분간은 조심조심해서 다녀야 할듯.
도로는 제설차량이 치웠기에 나쁘지 않다. 또한 해가 뜨면 다 녹을테니까.
폭설이 내리는 날에 남의 집 앞에 차 세워놓는 민폐를 매번 저지르는 밉상 차량도 있다.
평소에는 스트릿 파킹하던 차들도 눈이 오면 차를 다른 곳으로 치워놓는데 저 차는 정말 짜증이다.
전선에도 눈이 쌓여있다. 심할 경우 눈무게를 이기지 못해 전선이 끊어져 정전이 되는 원인이 되곤 한다.
옆동네에선 전압기가 터졌다던데 울 동네는 다행히 별 문제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햇살이 쨍쨍.
여기저기 정전된 타운들이 있고 기차도 운행하지 않고 학교들은 등교시간이 딜레이되었다.
아무래도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하루이틀은 걸리겠네.
햇살을 받은 곳은 눈이 녹고 있다.
눈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기울어진 나무들.
옆집 나무들이 우리집쪽으로 전부 쓰러져있다. 그동안 부실공사하고 관리 안한게 다 드러나는 중.
아...이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하는데.
덱의 쌓인 눈도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
눈 속에 맥주 파묻어놓으면 시원할텐데. ㅋㅋ
오랜만에 보는 설경.
그래도 이제 그만 눈이 왔음 좋겠는데.